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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종영, 이제 누가... W 는 즐겨 보던 교양 프로그램중 하나였다. 그동안 W가 관심을 가졌던 목소리는 모두 낮은 곳에 있었다. 최빈국인 아이티 공화국의 진흙 쿠키, 맹그로브 숲의 아이들, 케냐 쓰레기 마을의 지라니 합창단 등 우리가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상의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그리고 우리는 아이티 공화국에 구호 물품을 보내고, 맹그로브 숲의 마뉴엘에게 한국인 엄마들을 주었고, 한국에 지나리 합창단의 노래를 울려퍼지게 했다. 그러고 보면 지금껏 W가 이야기 했던 것들은 모두 '사랑'에 관한 것들이었다. 우리가 받고, 누린 것들, 그리고 우리가 향유했던 것들에 대한 반성과 그것을 타인과 나누는 방법을 고민하게 했다. 이는 G20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강대국과 초국적 기업들은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
30대 여교사 사건, 우리 안의 괴물. 모세의 율법에는 간음한 여인은 현장에서 돌로 쳐 죽이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바리새인과 서기관이 간음한 여인을 데리고 나오면, 구경하는 사람들이 각자 돌을 쥐고 있다가, 여인에게 돌을 던져 죽이는 형벌이다. 과거와 현재,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 우리 손에는 돌 대신 키보드 자판과 마우스가 쥐어져 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30대 여교사' 는 공공의 적이 됐다. 언론이고, 네티즌이고 예외 없이 '30대 여교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물론 교사의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우리 사회의 통념상 스승과 제자 사이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로 생각하기 때문에, 성적 관계는 근친상간처럼 금기시 하고 있다. 하지만 금기라는 경계를 넘어 생각하면 여교사가 비난 받을 근거나 이유는 없다. 이미 여교사는 처벌의 부적..
시청자의 볼 권리와 언론의 자유가 우선. 지난 8월 17일, MBC 경영진에 의해 방송 예정이었던 PD수첩이 방송 5시간 전에 보류 결정을 받았다. 국토해양부가 PD수첩의 방송 내용을 문제 삼아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아래 이를 기각했다. 하지만 MBC의 경영진은 법원의 판단을 뒤집고, 방송 보류를 결정했다. 법적으로 방송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MBC 경영진이 이같은 결정은 내린 것은 비판과 견제의 대상인 정치권력에 대한 굴종이었다. 굴종의 댓가가 경영진에게는 달콤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와 언론인 입장에서 알권리와 표현,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본질적인 문제는 MBC 경영진이 정권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다는 것만은 아니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것..
타블로와 4대강, 그리고 인터넷 통제. 악플러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타블로 사건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이슈화 됐을 뿐이지, 과거 연예인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매번 제기됐던 문제이기도 했고, 제작년에 있었던 미네르바 사건 등 여러차례의 인터넷 사화가 있었다. 그럴때마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보수언론들은 악플러 문제를 들고나오면서 인터넷 통제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이번 타블로 사건에서도 비슷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업무보고를 받던 중 타블로 이야기를 접하고 "부당한 인터넷 마녀사냥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배추값 폭등과 관련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경작지 축소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한-EU FTA 체결, 방송 3사 떠받들기 경쟁. 지난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국과 유럽연합의 FTA가 체결됐다. 국회의 비준을 거쳐 내년 7월이면 효력이 발생할 전망이다. 앞으로 한국은 7년이내, 유럽연합은 5년이내 양국간 교역시 발생하는 모든 관세가 철폐될 전망이다. 한-EU간 FTA 체결로 인해 우리나라가 얻게될 이익과 손해는 업종에 따라 극명하게 나뉜다. 우선 이익을 볼 업종은 중소형 자동차와 LCD TV, 반도체 등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이는 제품을 중심으로 수 조원의 경제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반면 손해를 보게될 업종은 농축산 업종으로 향후 15년동안 31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일자리 감소 부분에서 정부는 단기적으로 3000개 일자리 감소를 예상하고 있지만, 농축산 분야를 제외하고 유럽연합에 비해 떨어지..
KBS 수신료 인상, 공영방송의 정체성 회복이 선행. KBS 수신료는 1981년 월 2,500원으로 시작해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30년의 기간 월 2,500원이던 신문구독료는 월 12,000원으로, 1,400원이던 영화 관람료는 8,000원으로 인상됐으며, 소비자 물가지수는 299%(34.2% -> 102.2%) 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요금 유지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는 KBS 자의에 의한 것이기 보다는 타의에 의한 저항의 성격이 강하다 즉, KBS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1980년대에는 이른 바, 땡전뉴스를 필두로 KBS가 자행한 일련의 친 정권적 보도 행태는 국민에 의한 수신료 거부 운동을 불러일으킬 만한 충분한 사유였다. 하지만 군부세력이 몰락하고 민주화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비교적 국가권력과 거리두기를..
절대평가 방식의 복수종편 반대. 지난 1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채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방통위는 종편채널 수의 제한을 두지 않는 대신 자본금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점수를 부여하는 절대평가 형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했다. 표면적으로 복수 사업자를 인정해 주고,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선정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소 자본금 3000억원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거대 언론사를 위한 특혜에 불과하다. 종편 채널을 희망하는 언론사는 총 5개사로 조선, 중앙, 동아, 매경, 한경이다. 이들 중 가장 유리한 언론사는 중앙일보로 방통위 고시전에 제시한 최소 자본금액은 5000억원이다. 이에 반해 조선일보는 3000억원도 많다는 입장을 개진한 바 있다. 물론 종편 채널 사업자 수가 다수로 확정된 상태에서 ..
집단사고에 빠진 타진요. 최근 타블로(본명 이선웅)에 제기된 학력 위조 파문으로 인해 여론이 시끄럽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1일 MBC 스페셜 "타블로, 스탠포드에 가다" 편이 방영된 직후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 스탠포드 수석 졸업생이라고 알려진 타블로는 고학력 연예인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중 한 명이다. 그만큼 타블로와 스탠포드는 뗄레야 뗄 수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타블로에게 있어서 스탠포드 졸업 유무는 자신의 정체성 유무와 직결되며, 동시에 가수로서의 거취가 결정될 중요한 문제이다. 진실이 무엇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사회 정의'와 관련된 것일수록 진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이것은 '결과'에 해당하는 문제다. 진실의 '사회 정의' 속에는 '과정'도 포함된다. 결과의 합리성을 도출해내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