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의사를 밝히는 이회장
이건희 회장이 오늘(4.22) 기자회견을 통해 일선에서의 퇴진의사를 밝혔다. 이는 당초 이건희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다라고 했던 말과는 서로 상반되는 말이다. 따라서 많은 중앙언론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파격적인 경영쇄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듯 하다.
이번 삼성이 강행한 경영쇄신 조치는 다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중요한 것만>
전략기획실의 해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은연중 그룹내의 모든 권력을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로 몰아주라라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이는 그간 그룹내의 전략기획실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가 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전략기획실은 제기된 거의 모든 비리와 의혹의 진원지로 제기되어왔다. 이같은 조치는 전략기획실 해체를 통한 기업 이미지 쇄신으로 이해되지만 지난 x-file 사건때 과거의 구조본에서 현재의 전략기획실로 명명된 전례가 있는 바, 전략기획실의 해체가 의미하는 것이 단순 의미상 해체인지 아니면 본질적인 해체인지는 더 두고볼일 인 듯 하다.
두번째는 금융 사업에 대한 제고 방침이다. 이명박정부는 금산분리법을 대폭 완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기업들의 제 1금융권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그동안 이 문제를 두고 기업들의 비리창고로 사금융화 되는 것이 아니냐 라는 반론이 제기 되어왔었는데, 여기에 삼성이 금산분리법이 완화된다해도 금융사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금산분리법 완화는 단순히 직접운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강하지만 은행지분을 소유할 수도 있다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직접운영을 하지 않겠다라는 방침이지 은행들의 지분을 소유하지 않겠다라는 의미는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할 문제인듯 하다.
세번째는 이재용 전무의 CCO(고객총괄책임자) 사임안 이다. 하지만 5월중에 있을 인사에서 향후 직책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 이것이 과연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직책을 부여할 지 그저 잠시 잠복기를 가지게 되는 것인지는 5월에나 가야 확실해 질 듯 싶다. 하지만 포스트 이건희라고 불리우는 이재용 전무의 입지는 전보다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네번째는 차명계좌에 걸려있는 돈을 공익적인 일에 기부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천억원에 달하는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는 사적인 일에 쓰지 않고 공익을 위한 기부의 성격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얼핏 듣기에는 좋기는 하지만 차명계좌의 돈은 애초부터 로비목적의 비자금 성격으로 조성된 바 굳이 이런 언급을 하지 않아도 어차피 회장 개인이 쓸 수 없는 자금이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스스로 공익목적을 밝힌 바 크게 지탄받을 일은 아닌 듯 하다.
이 밖에도 이학수, 김인주 사장의 일선 퇴진도 함께 결정되었고, 사외이사직을 직무과 연관있는 사람을 선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도 함께 말했다.
분명 이번 경영쇄신안은 기대이상으로 내적쇄신의 성격이 강하다. 이점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문제의 핵심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용씨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 아직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경험이 부족한 바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것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고려하지 않겠다라는 것이지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는 추후에 논의를 할 수 있다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쇄신안에서 이재용 전무는 비교적 여건이 열악한 해외 사업장에서 현장을 체험하고 시장개척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실질적으로는 이재용 전무 개인의 이미지쇄신과 경영수업의 일환이라는 의문이든다.
또한 다른 핵심으로 뽑히는 순환출자구조와 지주회사전환에 대해서는 비용과 시간, 시기와 관련해서 앞으로 시간이 걸릴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이는 구체적인 전환계획이 없음을 시사하는 바이기 때문에 참여연대나 시민단체에서는 이것이 허울뿐인 쇄신안이라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도 이재용전무는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에 서있는 삼성 에버랜드의 최대주주(9000억원)로써 여전히 삼성그룹전체의 지배력을 확보해 논 상태이기 때문에 추후로도 삼성의 경영권에 얼마든지 막강한 권한을 행사 할 수 있어 이것이 과연 본질적인 의미의 쇄신안인가라는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또한 이번 삼성 특검을 통해 삼성SDS, 에버랜드, e삼성 사건에 대한 이재용 전무의 무혐의를 밝힌 바 추후 경영권 승계에서도 도덕적인 심판을 벗어나게 되어있으므로 특검과는 별도의 내부심판은 아니라고 봐야 함이 합당하다.
오늘 발표된 경영쇄신안은 안팎으로 말이 많다. 인터넷에서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동정론이 우세한 듯 싶어 보인다. 기대이상의 쇄신안 수준에다 이건희 회장의 퇴진도 포함되어 있어 그 파급력이 굉장하다 이 시간(pm 3:15) 검색순위에서 이건희 회장이 1위에 오른것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관련 기사에 뜬 댓글
이런 동정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 어제 발 기사로 뜬 기업 브랜드가치 조사에서 삼성이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00위안에 이름을 둔 58위로 랭크되었다라는 기사덕분이다. 이 기사에서는 삼성이 지난 해보다 브랜드가치가 떨어졌다라는 각주까지 달아놔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고발로 비롯된 삼성그룹의 브랜드가치 하락과 연관있음을 시사해 동정론에 기름을 부어준 격이 됐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기사가 떠준 후에 내부개혁의 성격이 강한 쇄신안을 발표하는 것이 이미지제고에서도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도 삼성은 당초 예상보다 하루 일찍 발표를 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부 이해 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의 경영쇄신이 핵심요점에서 다소 벗어나있고 법정공방 조짐이 존재하므로 지나친 동정여론은 오히려 삼성의 내부비판을 약화시킬 수 있어 반드시 경계해야하는 부분일 듯 싶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냉철한 시각으로 삼성문제를 바라보는 것이다. 좀 더 건전한 기업문화 확보와 기업을 신뢰하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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