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폭력의 위세 앞에서 그대들을 보호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죽음과 풍자 이외에는.”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1797 - 1856, 독일 낭만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1797 - 1856, 독일 낭만주의 시인)
"쥐20" 풍자그림, 이 그림을 그린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달 31일, 서울 소공동 인근에 붙어있던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넣은 대학 시간 강사 박 모(40)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트위터를 통해 알려진 정보에 의하면,'단순 낙서'에 윗선이 개입했다고 알려졌다. 단순한 '벌금'형 정도에 그칠 일이 윗선의 입김이 작용해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40대 남성에게 구속 영장이 청구된 것 만은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안에 '유머'는 없는 것일까? 그냥 웃어 넘길 수도 있는 일에 경찰(청장, 조현오)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과잉 충성'에서 비롯된 '직권 남용' 일 수도 있겠지만, '표현'에 대해 경직된 이명박 정부의 '과민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2008년 촛불 정국 때 이명박 정부에 대한 다양한 풍자들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2MB', '명텐도 Gii', '명박산성', '미친소', '지곤조기(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의 약어) 등과 각종 UCC 등을 동원해, 권력에 비판을 해왔다. 주로 젊은 층에서 이뤄진 '풍자' 였다. 기성세대가 정치에 무관심 하다며, 온갖 냉소와 조롱을 일삼았던, 세대들이기도 하다. 합종연횡과 이전투구가 판을 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이들은 '불통'이 '약'인 대상이었다. 권력이 인터넷을 통제해, '표현'을 제약하려는 것도, '표현의 자유'를 통해서 이명박 정부가 얻을 수 있는 '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의 소통 방식은 진지하고, 무겁고, 딱딱한 것이 아니다. 노동의 유연화를 말하기에 앞서 시급히 필요한 것은 '정치의 유연화'다. 정치가 경직돼 있으면, 국민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없다. 정치판에 '풍자'가 만연한 것은 그 사회가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풍자'는 억압에 대한 의식적 결과다. 미네르바는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 처벌을 받았고, 민간인 김종익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쥐코 UCC'를 퍼왔다가 권익위의 사찰을 받아야 했다. 권위적인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표현'을 불허한다. 한 발 더 나가 '풍자'까지 제약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권 찬양' 아니면 '침묵' 뿐이다. 매일 우리를 웃게 하는 이명박 정부 속에 정작 '유머'가 없다. 경직된 정치를 유연화 시키지 않으면, 이 땅에 표현의 자유란 없다. 표현의 자유가 전제돼야, 권력의 남용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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