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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부재된 교육의 말로 올해 들어 카이스트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자살했다. 언론에서는 카이스트의 징벌적 등록금 제도와 전과목 영어수업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서 비난의 칼날을 세웠다. 이어 서남표 총장은 8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야간 긴급 간담회를 실시했고, 11일 카이스트 교수협회는 비상 총회를 개최해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같은 날 카이스트 총학생회도 성명을 발표해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카이스트가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자살을 선택했을까. 언론사는 성향에 따라 분석을 다르게 한다. 보수언론의 경우 ‘구조’보다는 ‘개인’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고, 진보언론에서는 ‘개인’ 보다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분석한다. 모두 객관적인 지표들과 자료들..
[서평]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평소에 인권문제와 청년문제에 관심이 많아 읽게 된 책이면서도, 제목에서 풍겨지는 관심과 따뜻함에 이끌려 보게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덕성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토론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인권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과거, 자유와 낭만, 청춘의 상징이었던 대학생이 왜 오늘날 절망과 자조, 비극을 공유하고 있는지를 학생들이 직접 써낸 글과 토론내용을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책을 처음 펴는 순간부터, 쉽게 읽히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회과학도서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는 발음하기도 어려운 외국학자의 이름이나 이론이 포함된 것도 아님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은, 책의 솔직함과 대담함에 있다. 이제 곧 학생 신분을 벗어나 취업 전선..
기획사가 돼버린 공영방송 MBC 공영방송 MBC의 변신이 놀랍다. 사장 김재철이 취임하자 마자 시작된 MBC의 변화는 공영방송으로써의 자신을 부정한다.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었던 와 를 폐지하더니, 예능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평일 동 시간대의 오락 프로그램 비중에 있어서 상업방송인 SBS를 능가한다. 가히 "오락 문화방송"이라고 할 만하다.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재철이 취임한 이후, PD에게 보장된 편성권을 침해하는 작태를 보이더니, 결국 PD수첩은 방송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파행을 맞아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바야흐로 MBC 창사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도입된 아나운서의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인 이 그렇다. 엠넷이 를 통해서 가수 데뷔를 보장했다면, MBC는 을 통해서 아나운서 데뷔를 보장..
상표보다 못한 소말리아 해적의 인권 오늘(30일) 해군 작전에 의해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이 한국으로 압송돼 부산 동구에 소재한 남해해양경찰청에 수감됐다. 이들은 소말리아 아덴만 부근에서 조업활동을 벌이고 있던 삼호 주얼리호 납포해 협박한 혐의로 사형 혹은 무기징역이 내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리 언론들은 소말리아 해적들이 국내로 압송돼는 장면을 속보로 내보냈고, 대부분 아무런 필터링 없이 해적들의 얼굴을 그대로 내보냈다. 그러나 그들이 입고있던 옷의 상표는 모자이크 처리했다. 지난 강호순, 김길태, 조두순 등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범죄자의 인권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이 논쟁은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는가, 혹은 범죄자의 인권이 피해자의 인권보다 중요한 것인가 라는 측면에서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몇 몇 언론들은 범죄자의 ..
삼성공화국의 이건희 부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김정일 부자가 있다면, 남쪽의 삼성공화국에는 이건희 부자가 있다. 김정일은 안정적인 세습을 위해,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붙여 주었고, 이건희는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에 "YES"라고 답해 주었다. 언론기사에 따르면, 이재용의 사장 승진은 기정 사실에 가깝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건희가 "젊은 삼성.." 을 강조한 것도, 이재용에게 총수자리를 넘겨주기 위한 프레임에 불과했다. 그리고 19일, 삼성그룹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을 통해, 사라졌던 '전략 기획실'의 부활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던 이건희는 위기론을 내세우며, 슬금슬금 기업 총수자리로 돌아왔다. 이건희의 화려한 귀환은 부정과 부패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삼성으로 돌아가겠다면, 위..
군대는 치외법권 지역인가? 불온서적의 추억 군 현역 시절, 외박을 나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위대한 혁명가가 되기 전 유년 시절의 체 게바라가 주인공인 영화다. 의대생이었던 체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남미 지역을 여행하며, 사회의 모순과 폭력을 발견하고 혁명가로서의 의지를 다진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는 나는 체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고, 휴가를 나갔을 때 을 한 권 사들고 들어왔다. 그러나 나는 체 평전을 단 한 줄도 읽지 못했다. 표지부터 빨간색이었던, 체 평전은 국방부 ‘불온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체가 뿔 달린 악마가 사는 ‘쿠바’의 공산주의자였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주적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의 혁명가라는 이유로 나는 책을 뺏겨야 했다. 억울하고, 분했지만, 그 안에서는 그것이 ..
표현이 억압되면, 우리는 침묵한다. 최근 한 30대 대학 강사가 G20 홍보 포스터에 ‘쥐’를 한 마리 그려 넣어 경찰에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대학 강사에게 재물손괴죄를 이유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물론 검찰에서 기각처리가 됐지만, 보통 벌금정도를 부과하는 재물손괴죄에 구속 영장 청구라는 가중한 처벌을 한 것이다. 트위터에 알려진 것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충복인 조현오 경찰총장의 특별 지시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가중 처벌을 한 것 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재물손괴죄 부분에서 경한 ‘죄’가 성립할 수는 있다고 보지만, 전체적으로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한다. 일명 ‘쥐벽서’ 그림은 보기에 따라서 ‘풍자’ 그림에 속한다. 시민권에서는 모든 국민의 ‘정치권’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