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

국민들은 세종대왕이 원망스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달 30일 영어공교육 공청회에서 이경숙위원장은 자신의 미국여행기중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했다. 이른바 "오륀지" 발언이다. 이위원장이 미국에 가서 오렌지를 하나 달라고 했는데 못알아 들었는데, 오륀지라고 하니 알아 들었다라는 에피소드 였다. 자뭇 듣기엔 그냥 우스운 헤프닝중의 하나로 흘려 넘겨 버릴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위원장의 이 이야기는 앞으로의 대한민국에서 영어의 입지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가능하게 해주는 중요한 이야기다.

우리는 지금까지 오렌지를 오렌지로만 알아왔다. 그것은 다른 한국인도 다르지않다. 외국에가서도 한국인 대부분은 오렌지라고 발음할 것이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그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오류라고 말한다. 그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오륀지"다. 오렌지와 오륀지 사이의 간극은 앞으로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며, 지금껏 진행되어온 영어교육은 실제로는 쓰잘데기없는 '헛짓거리' 를 그동안 해오고 있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는것이다.

사실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이명박정부에 비판을 하는 부류도 마찬가지 일것이다. 지금까지의 영어교육은 입시위주로 점수만을 위한 혹은 취업을 위한 수치화된 영어로 전혀 실용적이지 못한 영어교육을 해왔다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영어교육은 변화되야만 한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이명박 정부는 아직 집권도 채 하지 않았다. 영어몰입교육이라는 성급하게 발표한 정책이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한발 물러서 주 1회 영어원어 교육으로 말바꾸기를 하였다. 이렇듯 영어교육 정책은 어제와 오늘이 완전히 다른 급변화된 정책의 빠른변화속에서 오직 국민들만이 불안과 진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의 빠름은 공교육의 느림과 대비된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만한 영어교사(60%)가 확보되지 않았고, 시설같은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많은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 아직 시기상조라고 전언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빠름과 비슷한 혹은 더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사교육시장이다. 이미 사교육시장의 지각변동은 가속화되고 있다. 15일 광주교육청의 발표에 의하면 예체능계 수강생들이 올해 들어 2205명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 영어학원 수강생수가 231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평년수준의 3배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비교적 교육열이 적은 지방권에서 이정도의 수치변동이 있었다고 한다면 서울권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영어몰입교육은 사교육에서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이명박정부의 영어교육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영어학원들이다. 이미 참여정부내내 영어학원은 폭발적인 증가추세에 있었고, 그것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대변화의 위기는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들의 몫이다. 그 위기감은 아이들을 영어학원으로 귀결될 것이다. 결국 사교육 시장은 교육불평등을 양상해낼 것이고 당선전 교육을 통한 가난의 세습을 맊아 보자는 취지는 이루어지지 않게될것이다.


얼마전 이제 중학교에 입학할 친척동생이 부모님이 영어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면서 내게 이런 넋누리를 한적이 있다. "차라리 우리나라도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처럼 영어권나라의 식민지배를 받았더라면 굳이 영어를 따로 공부해도 되지 않아도 될텐데.. 세종대왕이 원망 스럽다."라고 말한적이 있다. 100% 실제 있었던 일이다. 처음에는 황당하고 철없다고 화를 내기도 했지만, 사실 조금은 이해할 것도 같았다. 전공공부보다는 영어공부에 취중하고 있는 나자신을 보면서 말이다. 그런 생각이 오직 철없는 친척동생과 나 자신만의 생각일뿐까?. 우리의 한글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